수연(隨緣) : 인연을 따르다

 

차명혜 (작가)

 

하늘의 달이 반달이라 불릴 때에도 달은 가려진 반과 함께 온전하다.

 

태양과 지구와 달이 어느 순간 만나 순행하고 달은 자신의 모습 위에 변화의 모습을 수용하며 매 순간 다른 모습으로 빛난다. 변하는 달을 보는 마음도 움직인다.

 

우연히 일어나, 만나고 변화하고 다시 흩어져가는 모습들은 내게 아름다움으로 온다

하나의 점이 또 다른 점들과 조건들을 만나며 잠시 이것, 혹은 저것이 되어 반짝이고 다시 새로운 흐름 속에서 다른 무엇이 되어도 점은 여전히 빛나고 있다.

 

점들이 스스로 온전하며 동시에 전체의 조화 안에 머무는 지점을 작업에서 찾으려 했고 그 결과가 맑은 생기로움으로 살아나길 바랐다.

변화의 흐름 안에 기꺼이 있을 때 삶은 내게 평화로움을 선사했고 그 안에서 나도 조금씩 내게 가까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