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K SEUNGYEA KOREA
나는 불안을 이야기한다. 그것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우리 존재를 관통하는 본질적인 힘이다. 우리는 불안을 통해 행동하고, 선택하며, 때로는 서로를 공격하고 스스로를 파괴하기도 한다. 나의 작업은 이 불안이 만들어내는 모순적 관계들을 들여다보는 과정이다.
내 안과 밖에는 서로를 비추는 두 개의 괴물이 있다. 나는 그들이 서로를 바라보며 질겁하는 순간을 그린다. 타인을 혐오하면서도 닮아 있음을 깨닫는 순간, 스스로를 방어하려다 폭력을 행사하는 순간, 이해하려 하지만 끝내 다다를 수 없는 거리감을 인식하는 순간. 그 모든 충돌과 흔들림이 나의 화면 위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나는 한때 추상을 통해 무의식을 탐구했다. 그러나 지금은 초현실을 경유한 구상으로 돌아왔다. 추상이 직관적인 흐름이라면, 구상은 보다 명확한 언어다. 하지만 그 언어조차도 완전하지 않다. 나는 의식과 무의식, 구상과 추상, 개인과 사회 사이의 불완전한 경계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그림을 그린다. 화면 위의 인물들은 나 자신이면서도 타인이고, 실재하면서도 실재하지 않는 존재다. 그들은 우리 모두가 가진 자기혐오와 자기애의 경계 위에서 일그러지고, 흔들린다.
나는 인간을 사랑하면서도 믿지 못한다. 그러면서도 포기할 수 없는 연민이 있다. 이러한 애증 속에서, 나는 내 안의 괴물과 외부의 괴물이 서로를 마주하는 전쟁터를 계속해서 그려나간다. 무엇을 더 발견하게 될지 알 수 없고, 미리 정해놓지도 않는다. 다만 지금 내가 보고 느낀 것들을 솔직하게 풀어놓을 뿐이다. 나는 불안을 그린다. 하지만 그 불안이 나를 잠식하지 않도록, 끝까지 깨어 있으려 한다.